우리 집 홍기는 저렇게 지붕위에 올라가는 걸 좋아합니다.
요즘은 더욱 즐기는 것 같습니다.
땅에서 지붕으로 올가는 모습은
사극에서 자객들이 기와지붕으로 슝 올라가는 모습을 연상시킵니다.
아주 가볍게 날아서 사뿐히 내려 앉습니다.
발이 자꾸 미끄러지면서도 균형을 잘 잡고 있습니다.
멀리 보고 싶은 개가 지붕에 올라간다.
----- 스누피
오늘은 아침에 가보니 홍기 집이 뒤집어져 있습니다.
그 옆에 풀이 죽은 표정으로 홍기가 안절부절 하고 있습니다
뛰어 내리다 줄에 걸려서 집이 쓰러진 모양입니다.
"거봐라. 자꾸 까불더니 혼났지? 이제 안 올라갈거지?"
집을 바로 해 줘도 기분이 안 풀리는지 아주 우울한 모습입니다.
속으로 좀 고소한 기분이 듭니다.
그런데 낮에 홍기를 바라보니
이제는 지붕위에 올라가서 떡하니 앉아 있습니다.
아주 우쭐한 모양을 하고 말입니다.
정말 못 말리겠습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