이런저런
설거지에 대한 단상
TeNy
2015. 8. 28. 09:44
집의 설거지는 주로 내가 다 한다.
설거지를 즐기게 된 이유는 하나의 선문답에서 비롯된다.
어느 학승이 조주 스님을 찾아와 도를 물었다.
학승 : 조사 서래의가 무엇입니까?
조주 : 밥 먹었느냐?
학승 : 예, 먹고 왔습니다.
조주 : 그럼 밥그릇을 닦아라!
잘만 들으면 견성도 할 선문답을 듣고, 난 설거지나 한다.
소 잡는 칼로 닭이나 잡고 있네.
어쨌든 저 선문답 덕분에 남자는 부엌 근처도 가면 안 된다는
유교의 답답한 남존여비 사상에서 해방...
그러다 어느날 TV에서 캐나다 사람이 설거지 솔로 신나게 설거지 하는 장면을 봤다.
얼마나 편해 보이던지....
당장 검색을 해 봤다.
윽 26000원....
집에 있는 저 솔로 해 봤다.
역시 접시가 아닌 그릇은 박박 닦기에는 부족하다.
그런데 초벌 설거지 용으론 너무도 좋은 것이다.
6개월 사용하니 저 지경이 됐다.
철사 부분이 녹 스는게 제일 큰 문제.
우리 집에 오는 사람들은 저 솔을 버리지 못해 안달이다.
설거지 솔 엄청 싸졌다.
위메프 만세!
우리 집은 정말 수세미를 쓴다.
한그루 심어서 수확하면 선물해 주고 한해를 충분히 쓴다.
근데 천연 수세미의 장점은 물이 안 든다는 거다.
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계속 저 상태를 유지해 준다.
그래서 옥수수와 비비빅 자루로 솔을 만들었다.
그 동안 고생했던 병솔이여 굳바이!